일정
접수 | 서류 전형 | 코딩 테스트 | 서류 결과 | 1차 면접 | 1차 결과 | 2차 면접 | 최종 결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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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18(화-월) | 3/19-4/4(화-목) | 3/23(토) 10-12시 | 4/9(화) 10시 | 4/16-26(화-금) | 5/3(금) 17시 | 5/16-29(목-수) | 6/14(금) 17시 |
일부 선발 부문은 마지막 단계가 6/7 금요일까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2023(참고), 2024년 일정을 보면 기술 역량 인터뷰 결과는 마지막 일정으로부터 7일, 종합 역량 인터뷰는 마지막 일정으로부터 14일 뒤 정도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잡다한 이야기
2023년 회고 글(링크)의 ‘인턴 지원’ 단락과 네이버 Yorkie TF 인턴 생존기 글(링크)의 ‘인턴 지원’ 단락을 함께 보면 좋습니다.
저는 개발자의 길을 걸어오는 데 있어 남들과는 다른 조금 독특한 경험을 했습니다. 학교 사람들 소식이나 개발 관련 블로그를 구경하다 보면 연합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하거나 팀을 꾸려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저는 11년 동안 프로그래밍을 했지만 고등학교/대학교 과제 수준을 넘어서는 프로젝트 경험이 없으며, 연합 동아리 활동이나 부트캠프 수료, 공모전 참가, 논문 작성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알고리즘을 오랜 시간 공부하고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저의 큰 강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ICPC World Finals 2회 진출
- ICPC Asia Pacific Championship 은메달
- ICPC Asia Seoul Regional Contest 은상 2회 수상
- 백준 온라인 저지 4등(jhnah917, 10000+문제 해결), solved.ac 6등(jhnah917, Master)
- 각종 대회 출제 및 기업 임직원 대상 알고리즘 교육 경력
흔치 않은 길을 걸어왔고 그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눈에 띌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지원 전략을 세우거나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서 지원서를 작성할 때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가장 걱정되었던 건 다른 경험 없이 알고리즘 공부만 한 사람을 서비스 기업에서 안 뽑을 것 같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기억을 되돌아보면 저와 비슷한 상태의 지인들은 꽤 있었고, 그분들이 구글, 몰로코, 프레스토랩스, 삼성전자 등 다양한 회사에 들어간 것도 보았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저는 ‘이 사람은 나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니까’, ‘이 사람은 영재학교를 나와서 서울대/카이스트에 갔으니까’와 같은 이유로 제가 참고할 만한 표본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특성화고를 졸업해 숭실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니, 제가 작성한 글이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과 마음에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더라도 그냥 ‘이런 방법으로도 취업을 할 수 있구나~’ 정도의 생각으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취업에는 정답이 없고 저조차도 제가 거쳐 온 과정이 저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을지는 확신하지 못하니까요.
서류 & 코딩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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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뤄 본 분야가 많았다면 소재를 선택하는 데 많이 고민했을 테지만, 다행히 제 경력과 실적에서 알고리즘을 제외하면 두드러지는 부분이 없었기에 소재를 선택하는 것은 편했습니다.
가장 쓰기 쉬운 3번 문항부터 시작했고, 알고리즘 공부 기록과 대회 수상 내역, 인턴십 기간 동안 작업한 것들을 적었습니다. 2번 문항은 원래 ICPC 준비 방법을 적으려고 했지만, ICPC로는 도저히 1000글자를 뽑을 수가 없어서 인턴 기간 동안 작업했던 ‘Yorkie.Tree 동시 편집 테스트 프레임워크 설계’로 주제를 바꿨습니다. 다행히 인턴 최종 발표 슬라이드에 상세하게 잘 적어놓았기에 소재를 정한 뒤로는 어렵지 않게 작성했습니다.
1번 문항은 희망 분야를 선택하고 그 이유를 작성해야 합니다. 저는 프론트엔드, 백엔드, 안드로이드, iOS, 데이터 분석 모두 잘 모르는 사람이라서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공통을 선택했습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자신 있는 이유는 지난겨울에 인턴 지원할 때 썼던 것을 그대로 붙여 넣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어떤 점이 즐거워서 프로그래밍을 했는지, 살면서 네이버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었는지, 그리고 알고리즘을 공부한 경험이 다른 분야를 공부할 때 어떻게 도움 되었는지를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인턴과는 다르게 공채에서는 첨부파일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3번 문항에 작성한 수상 내역의 증빙 서류와 인턴 최종 발표 자료, 알고리즘 강의 슬라이드를 넣었습니다.
코딩 테스트는 3문제가 출제되었고 다 푸는 데 3~4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네이버에서 인턴도 했었고 코딩 테스트도 다 풀었으니 떨어지진 않을 것 같아서 바로 면접 준비하려고 했지만… 4/12-21 ICPC World Finals, 4/22-26 중간고사라는 정신없는 일정 덕분에 아무런 준비 없이 면접에 들어갔습니다.
1차 면접(기술 역량 인터뷰)
그래도 면접에서 어떤 것을 물어보는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면접 전날에 조금 찾아봤는데, 알고리즘 / 창의력 수학 문제 / 손코딩 / CS 지식 정도를 물어본다는 것 같았습니다. 앞에 있는 3개는 이미 오랜 시간 연습했기 때문에 별로 걱정이 없었지만 CS 지식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면접 전날부터 https://github.com/gyoogle/tech-interview-for-developer 에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파트를 제외한 모든 문서를 읽었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별로 좋진 않았습니다. 학부 전공 강의 요약본 같은 것을 기대했었지만,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고 깊이가 많이 얕았습니다.
면접 내용을 자세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제가 받은 질문 중 절반 정도를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직 다른 분야를 깊게 공부한 경험이 없어서 희망 분야를 공통으로 선택했지만, 면접관님은 모든 분야를 잘 알고 있어서 공통을 선택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물어보셨습니다. “CS 지식 잘 몰라도 알고리즘이랑 창의력 수학 문제 잘 풀면 합격하겠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면접 초반에 “알고리즘을 잘하시는 것 같으니 안 물어볼게요~” 라고 하셔서 당황스러웠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2차 면접(종합 역량 인터뷰)
1차 면접을 겪으면서 저는 제가 첫 시작을 열어야 하는 질문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이후에 따라오는 질문이나 아예 방향을 정해놓고 물어보는 질문이라면 적당히 눈치껏 대답하면 되지만, 제가 방향을 정해야 하는 질문은 미리 생각해 둔 게 없으면 답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만들어 놓고 답변을 생각하는 식의 연습을 조금 했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질문들…
- 자기소개해 보세요
- 네이버에서 무슨 일하고 싶어요?
- 알고리즘 공부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밖에도 네이버 종합 역량 인터뷰을 위한 준비도 하려고 했지만, 검색해 보니 ‘사람마다 물어보는 게 달라서 뭘 물어볼지 알 수 없다’라는 내용밖에 안 보여서 어쩔 수 없이 준비를 안(못) 했습니다.
면접은 1차 면접보다 훨씬 제가 답변하기 쉬운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편했습니다. 기술 관련 질문도 조금 있었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삶 / 일 / 공부를 대하는 태도를 물어보는 느낌의 질문이었습니다. 삶에 대한 질문은 운이 좋게도 최근에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와 같은 고민을 했어서 어렵지 않게 대답했습니다. 공부와 일에 대한 질문은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쌓인 생각을 기반으로 편하게 대답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알고리즘 말고 다른 것도 공부해 보라는 조언과 함께 면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물어보는 것의 절반을 대답 못 한 1차 면접도 붙었는데 모든 질문에 대답한 2차 면접은 당연히 붙지 않을까?”와 같은 행복 회로를 돌리며 3주를 기다렸고…
최종 합격
붙었습니다.
왠지 오후 5시에 결과가 나올 것 같아서 5시가 되자마자 이메일 새로고침했으나 아무것도 온 게 없어서 실망하고 있었지만… 바로 1n초 뒤에 문자와 함께 합격 메일을 받았습니다.
붙으면 엄청 기쁘고 신날 줄 알았는데 기쁨보다는 허무함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되돌아보니 PS를 시작한 중학교 2학년 여름(2016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은 항상 목표가 있었고, 쉬지 않고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생 때는 정보올림피아드,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입시, 대학생 때는 ICPC, 그리고 최근 몇 달은 취업까지… ICPC는 이미 월드 파이널에 2번 진출해서 이번 WF가 마지막 참가인데, 지난 대회에서 벽을 느끼고 돌아와서 열정이 예전 같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준까지 너무 빠르게 끝나버려서 8년 만에 처음으로 목표가 없어졌습니다. 가족들과 주변 친구들이 합격을 축하해 주면서 이제 쉬면서 마음껏 놀라고 했지만, 쉬어본 적도 없고 놀아본 적도 없어서 입사일까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2025년 2월 졸업이라 2학기가 끝나고 입사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 어떻게 지낼지, 그리고 반년 뒤에 다가올 새로운 시작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할 차례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고 응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