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OI 1차 대회 후기

글을 쓰기에 앞서…

다른 분들은 ioi나 apio같은거 끝나고 후기 쓰는데, 1차 대회 끝났다고 막 거창하게 후기 쓰는 게 웃기기도 하지만 일단 써보려고 합니다.
조금 글이 길어질 수도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3번째 도전

저는 중3때 정올에 처음 참가했습니다. 서울 지역 48점인가 받아서 동상 턱걸이하고 전국대회는 못 나갔습니다.
고1때 두 번째로 참가했습니다. 75점정도 받아서 빈 손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여름학교를 갔는데 어쩌다가 모의고사도 못 보고 조기 퇴소를 했습니다.
여름학교에서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낀 저는 반 년간 열심히 준비했고, 올해 다시 도전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정올 실기는 처음이네요.

대회가 곧 시작된대요!

정올반 부원들은 알겠지만, 대회 전날은 새벽 2시에 일어나서 등교할 때까지 다시 잠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거의 반쯤 죽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회 전날 밤에는 12시 조금 넘어서 자고 9시에 일어났습니다.
금요일에 학교에 노트북 버리고 간 친구때문에 10시 40분쯤 집 주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늦게 온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맡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2시 30분쯤 대회장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니까 학교 선배, 학교 친구, 학교 후배, 학원 동생이 각각 한 명씩 있었습니다. 입실하기 전까지 같이 얘기하면서 놀았습니다.

대회

문제 풀다가 조금이라도 안 풀리면 답지 자주 보는 성격이라서 저는 제 실력을 못 믿었고, 실기 2번 못 풀 각오하고 갔어요.
필기 문제 보니까 너무 쓱쓱 잘 풀리더군요. 뒤에서 다시 언급하지만 쓱쓱 풀면 안 됐어요…
실기 1번 보고 손으로 적당히 그려보니 세그에 페어박는 각이 보여서 짰습니다. 세그를 괜히 재귀로 구현하고 부등호 바꿔 써서 고생한 거 빼고는 수월하게 잘 했습니다.
실기 2번을 보자 마자 안전하게 섭테부터 읽었습니다. 섭테가 5개인데, 4번째까지는 dp로 전처리하고 RMQ돌리면 될 것 같아서 열심히(대충) 짜고 맞았습니다. 이때까지 1번 100점 + 2번 55점, 총 155점이였습니다.
이제 5번 섭테만 풀면 일반고 버프 받으면 안전하게 2차 진출이기 때문에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40분을 고민해도 답이 안 보이길래 제 레벨에서 풀만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실기는 155점으로 마무리합니다.

종료 후

끝나자마자 학교 애들끼리 실기 점수를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계절학교 애들과 점수 공유를 했습니다.
실기에서 155점을 넘기 위해서는 200점을 받아야 하는데, 200점 받은 사람이 거의 안 보이길래 안심했습니다. 일반고에서는 155점도 안 보이네요.
밤 11시 35분은 뭔가 코포가 시작해야 할 시간인 것 같지만, 저는 어벤져스를 보러갔습니다. 다 보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고 5시쯤 자러갔습니다.

필기 정답 공개

필기는 너무 쓱쓱 풀었나봐요. 200점 만점에 72점이 까이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총점은 283점.
실기 점수만 놓고 보면 과고/영재고와도 비벼볼 수 있지만, 필기가 망했기때문에 일반고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점수를 공유했습니다.
지금까지 얻은 정보만 조합해보면 일반고에서 300점 넘는 사람이 2명 있네요. 아직까지 (283, 300)범위에 속하는 일반고 학생을 찾지는 못했지만, 조금 더 알아봐야겠네요.
실기 잘 보고 필기 망해서 결국 잘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딱 제 실력이 온전히 나온 정도네요. 적당히 동상 받고 2차 가기를 바래야죠.

아무말

만약 올해 정올에서 만족할만한 성과가 있다면(그럴 일은 없겠지만..) 내년에는 안 나가거나 대충 할듯 합니다.
주변에서 기대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고마운데, 부담이 너무 많이 가요.
저도 제 자신을 계속 압박하는 편이라 내년에도 이렇게 열심히 준비할 자신이 없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고3이라…

마지막으로, 어제 정올 보신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